Commercial Law Bar Exams

제52회 사법시험 제2차시험(Ⅰ) 상법(제1문)
김 선 국 (한양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ㆍNewYork주 변호사)

〔출제문제〕
제1문
甲주식회사는 乙주식회사 발행주식의 30%를 가지고 있다. 甲주식회사와 乙주식회사는 경쟁력 강화를 위하여 甲주식회사를 존속회사로 하는 흡수합병에 합의하였다. 이 합의에 따른 합병결의를 위하여 甲주식회사와 乙주식회사는 각 회사의 주주에게 주주총회 소집을 통지하였다. 합병계약에 따르면 乙주식회사 주식 1주에 대하여 甲주식회사 주식 0.5주를
배정하기로 되어 있다.
한편, 甲주식회사 발행주식의 10%를 보유하고 있는 丙주식회사는 직원 A를 대리인으로 선임하여 총회에 참석시키기로 하고, 그 위임장을 甲주식회사에 제출하였다. 그러나 甲주식회사는 “의결권의 대리행사는 주주만이 할 수 있다.”는 정관의 규정을 들어 甲주식회사의 주주가 아닌 직원 A의 의결권 대리행사를 거절하였다.

甲주식회사와 乙주식회사는 주주총회의 결의로 합병계약을 승인하였다.

위 사실관계를 기초로 아래의 사항을 논하시오.
1. 위 합병계약상의 합병비율이 회사의 가치를 정당하게 반영하지 못한다고 주장하는 乙주식회사의 주주가 취할 수 있는 수단은? (15점)

2. 甲주식회사는 甲주식회사와의 합병을 승인하는 乙주식회사의 주주총회 결의에서 자신이 보유하는 乙주식회사 주식의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가? (10점)

3. 甲주식회사가 丙주식회사 직원 A의 의결권 대리행사를 거절한 것은 정당한가? (10점)

4. 위 사안에서 乙주식회사가 甲주식회사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면, 합병의 효력 발생 후그 주식의 지위는?(15점)

I. 머리말
필자는 2010년 시행된 제 52회 사법시험 제 2차 시험 상법의 출제 및 채점위원으로 참여하였다. 필자가 몇 차례 출제 및 채점을 담당하였지만, 채점평은 고사해오다가 채점평이 사법시험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작은 도움이 될 수 있
으리라는 기대에서 채점하면서 느낀 소감을 간략히 말하고자 한다.
다만, 구체적인 모든 쟁점이나 채점기준은 언급하지 않기로 한다.

II. 채점 소감
1. 제 1문의 1
이 문제의 핵심은 합병비율의 불공정이 합병무효사유가 될 수 있는가 여부이
다. 합병무료의 원인에 대하여는 상법에 규정이 없으므로 해석에 의할 수밖에
없다. 종래 합병의 무효원인으로 합병을 제한하는 법규정에 위반한 경우, 합병
계약서 또는 합병결의에 하자가 있는 경우 및 채권자보호절차를 위반한 경우
등이 거론되었다. 이 이외에 합병비율의 불공정이 합병무효사유가 되는가에 대
하여는 이론상 부정하는 견해와 긍정하는 견해가 나뉘어져 있다. 즉 부정하는
견해는 합병비율이 사적자치의 문제이고 합병비율이 불공정하더라도 이에 반대
하는 주주는 주식매수청구권을 가지고 구제받을 수 있다는 점 등을 들어 합병
비율의 불공정이 합병무효의 원인이 될 수 없다고 한다. 이를 긍정하는 견해는
합병비율이 실제로 주주들에게 경제적 의미에서 합병의 대가를 이루는 것으로
서 합병의 가장 중요한 요소로 보고 합병비율의 불공정이 합병물효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이에 대하여 합병비율의 불공정을 이유로 합병의 무효를 선언한 하급심 판례
가 있었다. 최근에는 대법원도 “합병비율은 합병계약의 가장 중요한 내용이고,
그 합병비율은 합병할 각 회사의 재산상태와 그에 따른 주식의 실제가치에 비
추어 공정하게 정함이 원칙이며……(중략) 현저하게 불공정한 합병비율을 정한
합병계약은 사업관계를 지배하는 신의성실의 원칙이나 공평의 원칙 등에 비추
어 무효이고, 따라서 합병비율이 현저하게 불공정한 경우 합병할 각 회사의 주
주 등은 상법 제 529조에 의하여 소로써 합병의 무효를 구할 수 있다…”(대판
2008.1.10. 2007다 64136)고 하여 합병비율의 현저한 불공정이 합병무효의 소의 원인이 될 수 있음을 일반론으로 인정하고 있다.

그러므로 乙 주식회사의 주주는 합병비율의 불공정을 주장하여 합병무효의
소를 제기할 수 있다. 물론 이때 문제에 구체적인 당사회사들의 재산상태 등을
언급하지 않은 취지를 고려하면 합병비율의 현저한 불공정이 합병무효의 원인
이 된다는 것을 적시하면 될 것이다. 한편 일반론이긴 하나 대법원판례를 인용
한 것에 대하여 배점을 하였다.

또한 반대하는 주주는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이때 주식매수청구
권은 결의에 반대하는 주주에게 그 반대에도 불구하고 가결되었을 때만 주어진
다는 점, 반대하는 주주가 사전에 당해 회사에 대하여 서면으로 그 결의에 반대
하는 의사를 통지하여야 하여야 하고 결의일로부터 20일 이내에 회사에 대해
서면으로 매수를 청구할 수 있음을 기술하여야 할 것이다.

수험생들의 상당수가 합병비율의 현저한 불공정이 합병무효의 소의 원인이
될 수 있음을 기술하였다. 그러나 합병과 관련한 일반적인 문제를 장황하게 기
술한 답안이 많았고, 주식매수청구권에 대하여 적절한 언급을 못한 답안이 많았
다. 또한 주총결의 무효 등을 언급한 답안도 많았다. 이러한 점에 대하여는 뒤
에 종합적으로 언급하고자 한다.

2. 제 1문의 2
이 문제는 甲 주식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乙 주식회사의 주식이 乙 주식회사
의 주주총회에서 특별이해관계인의 주식에 해당하여 의결권이 제한되는가 여부
가 쟁점이다. 우리 상법은 주주총회의 결의에 관하여 특별한 이해관계가 있는
자는 의결권을 행사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특별이해관계인이 가진 주식
은 그 의안에 대해서만 의결권이 휴지된다. 이 제도는 주주의 이익을 위한 의결
권의 남용을 예방함으로써 결의의 공정을 기하기 위한 것이다. 어떠한 경우에
특별한 이해관계가 있다고 보느냐에 대해서는 견해가 대립되고 있다.
즉 결의에 관해 권리의무의 득실이 생기는 등 법률상 특별한 이해관계를 갖
는다는 것으로 보는 설(법률상 이해관계설), 모든 주주의 이해에 관련되지 아니
하고 특정주주의 이해에만 관련되는 것으로 보는 설(특별이해관계설) 및 특정
한 주주가 주주로서의 지위와 관계없이 개인적으로 이해관계를 가질 때를 의미
한다고 보는 입장(개인법설: 통설)이 그것이다. 통설에 의할 때 이에 해당하는 경우는 이사 등의 면책결의에 있어서 해당 이사 등인 주주, 영업양도, 영업양수
및 경영위임 등의 결의를 할 때의 거래 상대방인 주주, 임원의 보수를 정할 때
의 임원 등이 그에 해당할 수 있다. 따라서 본 사안의 경우 특별이해관계인에
해당하는 여부를 위의 학설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그런데, 이 문제와 관련하여 의외로 많은 수험생들이 주식의 상호보유 등의
규정을 원용하여 의결권이 없다고 답안을 작성하였다. 현행법이 모자회사간에
는 자회사에 의한 모회사의 주식취득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면서 비모자회사간에
는 주식의 상호보유자체는 인정하지만 일정비율이상의 주식을 상호보유하는 경
우에는 그 주식의 의결권을 제한하고 있다. 즉 본 사안과 같이 甲회사가 乙 회
사 발행주식의 30%를 가지고 있는 경우(10분의 일 초과), 乙 회사가 가지는 甲
회사의 주식에는 의결권이 없다(상법 제 369조 3항). 문제는 甲회사가 가지는
주식에 대하여 甲회사가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지를 묻고 있다. 따라서 주식
의 상호보유에 관한 기본적인 상법 규정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고 볼 수 밖에
없었다. 이러한 기본적인 상법의 규정에 대한 이해의 부족은 채점하는 사람에게
기본적인 지식이 결여되었다는 인상을 준다는 것을 부정할 수 없다.

3. 제 1문의 3
제 1문의 3의 쟁점은 의결권을 대리 행사할 경우 그 자격을 주주에 국한시킬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상법은 의결권의 대리행사를 인정하고 있다. 의결권의
대리행사를 인정하는 것은 주주의 개성이 중시되지 않고, 이사의 의결권행사와
는 달리 업무집행행위가 아니므로 반드시 주주가 의결권을 일신전속적으로 행
사하여야 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의결권의 대리행사에 관한 상법의 규정은
강행규정으로 정관에 의해서도 제한할 수 없다는 것에 대하여 이론이 없다. 대
리인의 자격을 주주로 한정하는 예가 많다는 점에서 이같은 정관규정의 효력이
문제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하여 견해가 나뉘고 있다.

즉 이러한 정관규정을 일률적으로 유효라고 보는 설(유효설), 원칙적으로 유
효하나 공공단체나 법인인 주주가 직원을 대리인으로 선임하거나 개인주주가
가족을 대리인으로 선임하는 것은 제한되지 않는다는 제한적유효설 및 획일적
으로 무효라는 설(무효설)이 있다. 이에 대하여는 각 설의 입장을 제대로 이해
하고 그에 따라 논리에 맞는 기술을 하였다면 만족스러운 답이 될 수 있다. 다만, 많은 수험생들이 제도의 취지나 각 설이 갖는 논거를 제대로 기술하지 못하고 암기한 듯한 어조로 일부 학설에 대하여서만 언급을 한 경우가 많았다. 이러
한 경향은 다른 부분에 있어서도 같지만 대체로 단순한 암기에 의존한 수험방법에 기인한 것이 아닌가 싶다. 좀 더 의결권의 대리행사제도의 취지 등을 부각시킨다면 채점위원들에게 신선한 느낌을 줄 수도 있었을 것이다.

4. 제 1문의 4
이 문제의 핵심쟁점은 합병 후 甲 주식회사가 보유하는 乙 주식회사의 주식
의 지위가 어떻게 되는가 여부이다. 甲 주식회사는 합병에 의하여 乙 주식회사
의 재산을 포괄적으로 승계하므로 乙 주식회사가 가지는 자기주식 즉 甲 주식
회사의 주식을 취득하게 된다. 회사가 자기주식을 취득하면 자본충실의 원칙에
반하여 주주나 채권자들의 이익을 해할 뿐 아니라 특정주주에게 출자를 환급하
는 결과가 되는 등 여러 가지 폐해가 발생한다. 따라서 상법은 회사가 원칙적으
로 자기주식을 취득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주식을 소각하기 위한 때,
회사의 합병 또는 다른 회사의 영업전부의 양수로 인한 때 및 회사의 권리를 실
행함에 있어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때, 단주의 처리를 위하여 필요
한 때 주주가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한 경우 등의 경우 예외를 인정한다. 그러
므로 본 사안의 경우 甲 주식회사는 합병을 통하여 乙 주식회사가 가지는 자기
주식을 예외적으로 취득할 수 있다. 이때 그 주식의 지위는 어떻게 되는가 여부
가 이 문제의 쟁점이다.

회사가 예외적으로 자기주식을 취득할 수 있는 경우에 그 주식의 지위에 대
하여 현행 상법은 독일 주식법처럼 명문으로 어떤 권리도 행사하지 못한다는
규정을 두고 있지 않고, 다만 제 369조 제 2항에서 회사가 가진 자기주식은 의
결권이 없다고만 규정하고 있어서 의결권 이외의 다른 주주권에 대하여 해석상
논란이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하여 소수주주권이나 각종 소제기권 등과 같은 공
익권은 성질상 인정될 수 없다는 것에 이론이 없다. 다만, 자익권에 관해서는
견해가 갈린다. 통설은 전반적으로 자익권이 모두 휴지된다고 하나, 이익배당청
구권과 잔여재산분배권에 대하여 일부 학설은 이들이 인정된다고 하거나 주식
배당은 받을 수 있다고 한다.

제 1문의 4에 대하여 다른 문제와 달리 많은 수험생들이 자익권, 공익권 모考試界 2011/1 165
두 휴지된다는 다수설의 견해를 기술하고 있어서 그런대로 이 부분에 관해 이
해가 되어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그런데, 자기주식의 취득 금지나 예외적 허용
의 취지에 대해서는 의외로 많은 답안이 별 언급이 없었다. 기본적으로 그 지위
는 왜 자기주식의 취득이 원칙적으로 금지되는가 하는 것과 유리되어서 설명하
기 힘들다. 많은 답안이 이러한 점을 간과하고 천편일률적인 기술을 하고 있고,
더욱이 그 내용에 대한 확신이 없는 듯한 답안을 접할 때는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단순 암기에 의한 답안작성을 하고 있다는 생각을 지우기 힘들었다.

III. 맺음말
지난 여름 장기간에 걸쳐 채점을 하였다. 모든 채점위원들이 그러하듯이 수험생들의 노고를 생각하고 훌륭한 법조인을 선발하여야 생각 하에 가능한 답안을 꼼꼼히 읽으려 노력하였다. 몇 차례의 사법시험 출제 및 채점을 통하여 공통적으로 느끼는 점 몇 가지를 언급하면서 제 52회 사법시험 제 2차 상법 제 1문의 채점평을 마치고자 한다.

1. 기본개념에 대한 이해
수험생들의 답안지를 읽으면서 매번 느끼는 것은 상당수의 수험생들이 기본 개념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심지어 주식과 주권을 혼동하고 있는 답안도 자주 눈에 뛴다. 기본 개념을 잘못 사용하는 것은 채점위원에게 법
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미비하다는 생각을 하게 함을 물론이다.

2. 문제에 대한 이해도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많은 답안이 의외로 불필요한 내용을 장황하게 기술하고 핵심적인 사항에 대하여는 별 기술이 없는 경우가 많았다. 한정된 시간에 많은 내용을 기술하여야 할 때, 무엇을 얼마나 기술하는가 하는 것도 수험생
의 이해도에 달려있는 문제이다. 핵심과 관계없는 불필요한 내용에 많은 지면과 시간을 허비한다는 것은 채점위원들에게 문제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였다는 판단을 하게 한다.

또한 어떠한 문제이건 왜 그러한 것이 문제가 되는가를 생각하고, 그 점을 답안에 부각시켜야 한다. 단순한 암기에 의존한 답안은 문제의 취지에 대한 기본적인 사항을 언급하지 못한다. 위에서 언급하였듯이 자기주식의 지위를 묻는다면 왜 그것이 문제가 되는가를 초두에 언급하여야 답안이 풍부해진다. 채점위원들에게 문제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다는 것을 표현하는 것은 수험생들에게 달려 있는 것이다.
즉 회사법문제라면 회사법이 지향하는 이념이 무엇인가? 이 문제는 무엇과
관련이 있는가? 그러한 부분을 답안의 초두에 언급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3. 답안자체의 구성
먼저 많은 수험생들이 시간에 쫓겨서인지 알아 볼 수 없는 답안을 작성한 사
람이 많았다. 예전에도 그러하였는데 그러한 경향이 점점 심화되는 것 같다. 컴
퓨터의 영향인가? 글씨가 악필이라고 감점을 하진 않았다. 그러나 도무지 알 수
없는 글자를 읽기에 너무 많은 노력을 기울인 것은 사실이다. 특히 ‘있다’, ‘없
다’ 를 구별할 수 없는 답안도 있었다. 글씨를 잘 써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적어
도 알아 볼 수 있게는 써야 하는 것 아닌가?

수험생들은 답안을 통하여 자신을 표현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자신이 작성하
는 답안을 적절한 제목으로 표현해야 하는 것 역시 수험생의 몫이다. 답안을 수
필을 쓰는 식으로 기술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요령 있는 답안 구성은 채점위원
들로 하여금 수험생의 지식이 정돈되어 있다는 생각을 갖게 함은 물론이다.

考試界 2011/1 167
채점평 제52회 사법시험 제2차시험(Ⅰ)
상법(제2문)
김 성 용
(성균관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ㆍ변호사)
〔출제문제〕
제 2 문
〔제2문의 1〕
甲은 2000. 2. 1.부터 “이문건설”이란 상호로 주거용 건물의 설비공사 개인 사업을 영
위하다가, 2007. 12. 1. 乙에게 영업을 양도하였다. 영업을 양수한 乙은 동일한 상호로 동
일한 영업소에서 위 사업을 계속하고 있다.
1. 2007. 6. 5. 甲에게 주택설비공사자재를 납품하여 대금채권을 취득한 X는 2009. 12. 3.
甲에게 위 대금의 지급을 요구하였으나, 甲은 이미 乙에게 영업을 양도하였으므로 더 이
상 대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주장하였다. 이에 X는 乙에게 변제할 것을 요구하였으나
乙은 자신이 영업을 양수하기 이전에 발생한 채무이므로 자신은 지급할 책임이 없다고 주
장하고 있다. 이 경우 X는 甲, 乙을 상대로 위 자재대금의 지급을 청구할 수 있는가? (15
점)
2. 「일문토건 주식회사」(이하 “丙”이라 함)는 1975. 3. 2. 회사를 설립한 이래 도로,
교량 건설 등 대형토목공사 사업을 영위하다가, 2005. 3. 2. 회사 상호를 “이문토건 주식
회사”로 변경하면서 등기절차를 완료하였다. 乙이 “이문건설”이란 상호를 사용하고
있음을 우연히 알게 된 丙은 乙을 상대로 상호의 폐지와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가?
(15점)
〔제2문의 2〕
甲은 본인 소유의 건물에 대하여 乙보험회사와 보험금액 1억 원의 화재보험계약을 체결하
였다. 그런데 丙이 위 건물을 임차하여 사용하던 중에 丙의 부주의로 화재가 발생하여 위
건물이 전소(全燒)되었다. 甲과 丙은 丙이 甲에게 5천만 원을 지급하면 나머지 손해배상
책임을 면제 하기로 합의하였고, 그에 따라 丙은 甲에게 5천만 원을 지급하였다. 그 후
甲은 乙보험회사로부터 1억 원의 보험금을 수령하였다.

1. 乙보험회사는 丙에게 어떠한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가? (14점)
2. 乙보험회사는 甲에게 이미 지급한 보험금의 반환을 청구할 수 있는가?(6점) 168 考試界 2011/1
I. 들어가며
필자는 제52회 사법시험 상법 과목 제2문의 출제와 채점에 참여한 바 있다.
이하에서는 지난 여름의 채점 과정에서 필자가 관찰하고 생각하였던 바의 일부
를 전달하여 보고자 한다.
II. 제2문의 1
1. 질문 1 - X의 乙에 대한 청구
(1) 우선, 乙이 甲으로부터 영업을 양수하였다고 하여, 甲이 영업상 부담하고
있던 채무를 당연히 인수하고, 따라서 乙이 그 채권자에게 이를 변제할 책임을
지게 되는 것은 아니다. 우리 법상으로는 영업양도에 따라 양수인이 인수하는
영업상 채무의 범위는 원칙적으로 양도인과 양수인 사이의 계약에 따라 정하여
지는 것이다(물론 이 때의 인수는 채권자와의 별도 합의가 없는 한 중첩적 채무
인수이거나 이행인수이다). 이는 상법 제42조제1항에서 특별히 상호를 속용하
는 영업양수인에게만 양도인의 영업상 채무를 변제할 책임을 지우고 있는 데에
비추어 보더라도 명백하다. 만일 우리 법이 영업양수인으로 하여금 상호의 속용
여부와는 무관하게 항시 위와 같은 법정의 책임을 부담하게 하려 하였다면, 위
의 규정이 아니라 그러한 취지의 규정을 두었을 것이다.
이 점을 잘 지적하고 있는 답안도 많이 있었지만, 그보다 훨씬 많은 수의 답
안에서 영업양수인은 본래 양도인의 영업상 채무를 당연히 인수하는 것이며, 이
는 영업양도가 개별 재산이 아닌 유기적 일체로서의 영업을 양도하는 것이기
때문이라는 취지의 기재를 발견할 수 있었다. 그러나 영업양도가 개별 재산의
양도와 구별되는 것은 맞지만, 그로부터 어떻게 영업양수인이 영업상 채무(이는
유기적 일체로서의 영업의 일부를 구성하는 것이 전혀 아니다)까지를 포괄적으
로 인수한다는 결론이 도출된다는 것인지는 이해할 수가 없다. 아마도 일부 교
과서에서 그와 비슷한 설명을 하고 있는 데에서 많은 수험생들이 영향을 받은
듯하나, 그렇다면 차라리 乙은 상법 제42조제1항에 따른 책임을 지는지의 여부
는 따질 것도 없이 항시 X에 대한 변제 책임을 진다고 주장하는 것이 적어도 논
리적으로는 일관될 것이다. 그런데 위의 답안들은 하나같이 그러한 기재와는 전考試界 2011/1 169
혀 별개로, 그 필요성에 관한 아무런 설명도 없이, 또는 그것이 단지 방론에 불
과하다는 언급도 없이, 乙이 상호를 속용하는 영업양수인으로서의 책임을 지는
지를 검토하고 있었다.
(2) 과락 수준을 넘어서는 답안의 대부분은 상법 제42조의 취지와 그 적용
요건을 잘 기재하고 있었다. 그렇지만 사례형 문제에 대한 답안을 작성함에 있
어서는 추상적인 법률 요건을 구체적인 사실관계에 대응시키는 작업이 반드시
이루어져야 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위의 요건이 주어진 사안에서 충족되고 있
는지를 구체적으로 검토한 답안의 수는 그에 미치지 못하였다.
한편으로 그러한 요건의 하나로서 “甲과 乙 사이에 채무인수의 합의가 없을
것”을 적시하고 있는 답안이 대다수이었다는 점은 특기할 만하다. 물론 그러한
합의가 있는 경우에는 상법 제42조제1항이 아니라 그 합의 자체가 乙의 변제
책임의 발생 근거가 된다는 점에서, 그러한 합의가 없을 것을 위의 규정에 따른
책임을 발생시키는 “소극적”요건으로 보는 것이 형식논리적으로는 매우 정확하
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주어진 질문은 X가 乙에 대하여 자재대금 지
급을 청구할 수 있는가라는 것임을 명확히 인식하고 있었다면, 그러한 합의가
있는 경우에도 乙이 책임을 지는 것은 마찬가지라는 점에 생각이 미쳤어야 할
것이다. 따라서 단지 위의 요건만을 적시하고, 사안에서는 甲과 乙 사이에 채무
인수의 합의가 있다고 볼 자료가 없으므로 乙이 책임을 진다는 식으로 설명하
는 데에 그치는 것은 불충분하다. 다행히도, 아주 일부이기는 하지만, 그러한 합
의가 있는 때에는 그에 따라 乙이 책임을 지게 되는 것이라는 점까지를 함께 지
적한 답안도 있었다.
(3) 절대 다수의 답안에서 영업양도의 의의 내지 개념을 설명하고 있던 것은
이해하기 어려웠다. 이처럼 구체적인 사안의 해결과는 아무런 관련도 없는 내용
을 늘어놓는 행태는 법률가가 되고자 하는 자라면 절대 피하여야 할 것이다.
심지어는 사안에서 영업양도가 있는지의 여부를 다루고 있는 답안도 적지 아
니하였다. 甲이 乙에게 영업을 양도하였다는 사실이 이미 사안에 명확하게 기재
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도대체 무슨 연유에서 그와 같은 헛된 논의를 하는 것
인지를 가늠하기란 쉽지 아니하였으나, 그런 답안을 제출하는 수험생은 법률가
가 되어서도 아니 되고, 될 수도 없다는 점만큼은 분명할 것이다.
170 考試界 2011/1
2. 질문 1 - X의 甲에 대한 청구
(1) 대부분의 답안이 甲은 X와 자재 납품 계약을 체결한 당사자로서 그에 따
른 계약상의 책임을 부담한다는 점과 그러한 甲의 책임이 영업양도로 인하여
곧바로 소멸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잘 언급하고 있었다. 또한 乙이 상호의 속
용에 따른 영업양수인의 책임을 부담하는 경우에는 상법 제45조에 따라 甲의
책임은 영업양도 후 2년이 경과하면 소멸하는데, 사안에 있어서는 甲이 乙에게
영업을 양도한 날로부터 2년이 경과한 후에 X가 甲에게 자재대금의 지급을 청
구하고 있으므로, X의 청구는 인정될 수 없다는 점을 다수의 답안이 잘 지적하
고 있었다.
그런데, 비록 일부이기는 하지만, 상법 제45조를 분명히 언급하여 놓고서도,
정작 사안에서의 사실관계에는 이를 전혀 적용하지 아니하고, 만연히 甲이 계속
하여 책임을 부담한다고 설시한 답안이 꽤 있었다는 점은 의아스러웠다.
(2) 한편으로, 비록 상대적으로 소수이기는 하지만, 굉장히 많은 답안이 상법
제45조에 의하여 그 책임이 소멸하는 자가 영업양도인 甲이 아니라 영업양수인
乙이라고 설명하고 있는 것은 참으로 놀라웠다. 순간적으로 법조문을 잘못 읽은
사람도 물론 있었을 터이지만, 그처럼 많은 수의 수험생이 동시에 같은 실수를
하였을 리는 없을 것이라면, 이러한 현상이 대체 왜 벌어진 것인지가 지금까지
도 궁금하다.
3. 질문 2 - 丙의 乙에 대한 청구
(1) 여기서의 쟁점은 乙이 주거용 건물의 설비공사업을 영위함에 있어 “이문
건설”이라는 상호를 사용하는 행위가 상법 제23조제1항 소정의 “부정한 목적
으로 타인의 영업으로 오인할 수 있는 상호를 사용”하는 행위에 해당하느냐는
것이다. 이를 긍정하기 위하여는 (i) 乙의 상호인 “이문건설”과 丙의 상호인
“이문토건주식회사”가 일반 수요자의 입장에서 혼동할 염려가 있을 정도로 유
사할 것, (ii) 그로 인하여 실제로는 丙과 아무 관련도 없는 乙이 영위하고 있는
주거용 건물의 설비공사업을 일반 수요자의 입장에서는 丙 또는 그와 관련된
자가 영위하는 것으로 오인할 염려가 있을 것 및 iii) 乙이 “부정한 목적”으로
그 상호를 사용하고 있을 것 등이 인정되어야 한다.
(2) 우선 특기할 것은 절대 다수의 답안이 부정한 목적의 추정에 관한 상법 考試界 2011/1 171
제23조제5항을 근거로 사안에서 乙의 부정한 목적이 일단 추정된다고 주장하
고 있었다는 점이다. 그런데 위 규정의 문언은 “동일한 특별시․광역시․시․군에서
동종영업으로 타인이 등기한 상호를 사용하는 자는 부정한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으로 추정한다”는 것이므로, 그에 따른 추정을 위하여는 (i) 乙과 丙이 동일한
행정구역 내에서 영업을 하고 있을 것 및 (ii) 乙과 丙의 영업이 동종영업일 것
의 두 가지 요건이 먼저 인정되어야만 하는 것이다. 그러나 위의 답안들은 거의
예외 없이 사안에서 위의 요건들이 충족되고 있는지에 관하여는 아무런 설명도
하지 아니한 채(그 대부분은 위의 요건들을 아예 언급조차 하지 아니한 채) 위
와 같은 주장을 하고 있었다.
그래도 상당수의 답안이 사안에 있어서는 그러한 추정이 깨어진다고 함으로
써 乙의 부정한 목적을 인정하지 아니하는 결론에 이르렀던 것은 다행스러웠다.
乙의 부정한 목적이 인정되기 위하여는 乙에게 상호와 함께 영업을 양도한 甲
의 부정한 목적이 인정되어야 할 것이지만, (i) 甲이 “이문건설”이란 상호를 사
용하기 시작할 당시에 丙의 상호는 “일문토건주식회사”이어서 양 상호는 그 주
요부분이 “일문”과 “이문”으로 상이하였다는 점과 (ii) “부정한 목적”과 같은 주
관적인 내심의 의사는 결국 객관적인 제반 정황에 기초하여 미루어 인정할 수
밖에 없는 것인데, 아래에서 언급하는 바와 같이 이미 일반 수요자의 입장에서
보더라도 乙의 영업과 丙의 영업을 오인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면, 그
처럼 존재하지도 아니하는 오인의 가능성을 이용할 여지란 없는 것이라는 점
등에 비추어볼 때, 이는 인정될 수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대부분의 답안에서
전자의 점만을 그 이유로 들고 있었던 것은 아쉬웠다. (한편으로, 관점에 따라서
는 양 상호가 여전히 유사하다고 볼 여지도 있을 것이기에, 그러한 취지로 주장
한 극히 일부의 답안에도 이 점에 관하여는 동일한 점수를 인정하였다.)
답안 가운데에는 甲의 부정한 목적은 인정되지 아니하지만 乙의 부정한 목적
은 인정된다고 하면서, 그 이유로 乙이 甲으로부터 영업을 양수할 당시에는 이
미 丙이 상호를 변경하여 양 상호가 그 주요부분이 “이문”으로 동일하게 된 상
태였다는 점을 들고 있는 경우도 있었다. 그러나 이처럼 丙의 상호가 변경되었
다 하더라도 甲이 종래의 상호로 영업을 계속하는 것은 부정한 목적이 인정되
지 아니하므로 가능하다고 보아야 한다면, 이를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계속하게
하는 것도 역시 가능하다고 보아야 하는 것이다. (소유권은 스스로 사용․수익하172 考試界 2011/1
는 권한만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그러한 권한을 타에 처분하는 권한까지를
포함하는 것이라는 점을 생각하여 보라.)
(3) 일반 수요자의 입장에서 乙이 영위하고 있는 영업이 丙과 관련이 있는 것
으로 오인할 염려가 있는지에 관하여는 전혀 언급하고 있지 아니한 답안이 태
반이었다. 그런 와중에서 도로나 교량의 건설과 같은 대형 토목공사를 주로 하
는 丙과 주거용 건물의 설비공사를 개인사업으로 영위하는 乙 사이에는 그 영
업의 종류와 사업의 규모에서 확연한 차이가 있으므로 일반 수요자들이 양자가
무슨 관련이 있는 것으로 오인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점을, 보다 직설적으로
표현하자면 통상적인 소비자라면 대형 토목공사를 하는 회사가 일반적으로 개
인이 소규모의 자본으로 수행하는 주거용 건물의 설비공사까지를 하고 있으리
라고 믿을 리는 없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는 훌륭한 답안이 가물에 콩 나듯 나
타나면 몹시 반가웠다.
이와 관련하여 상당수의 답안에서는 “타인의 영업으로 오인할 수 있는 상호
는 그 타인의 영업과 동종 영업에 사용되는 상호만을 한정하는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라고 설시한 판결들(대법원 1996. 10. 15. 선고 96다24637 판결 및
2002. 2. 26. 선고 2001다73879 판결)을 인용하며, 乙의 영업과 丙의 영업 사
이의 관련성은 따질 필요도 없다는 식의 주장을 하고 있었다. 이는 아마도 일부
교과서에서 그와 비슷한 설명을 하고 있는 데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
나 위의 판결들이 반드시 동종 영업인 경우에만 오인 가능성이 인정되는 것은
아니라는 추상적 법률론을 설시한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하여 아무 영업 사이
에서나 오인 가능성이 인정된다는 취지의 판시를 한 것은 전혀 아니다. (위의
판결들의 전문을 실제로 읽어 보았다면 알 수 있었을 터이지만, 그 사안들에서
는 공히 오인 가능성이 오히려 부정되었던 것이다.)
(4) 한편으로 “타인이 등기한 상호는 동일한 특별시․광역시․시․군에서 동종영
업의 상호로 등기하지 못한다”라는 상법 제22조에 근거하여 乙의 청구가 인용
될 수 있는지를 검토한 답안이 매우 많았다. 그러나 이 규정은 기껏해야 이른바
선등기자가 후등기자를 상대로 등기의 말소를 청구하는 근거가 될 수 있는 것
일 뿐이며, 따라서 상호의 폐지(사용금지)와 손해배상의 청구가 가능한지를 묻
고 있는 질문과는 무관한 것이다. 考試界 2011/1 173
III. 제2문의 2
1. 질문 1 - 乙의 丙에 대한 청구
(1) 사안은 대법원 1981. 7. 7. 선고 80다1643 판결의 사실관계를 약간 변
형한 것이다.
일단 丙이 甲에게 5천만 원을 변제함으로써 甲의 丙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권
은 동액 상당의 범위 내에서 소멸하였고, 따라서 그처럼 소멸한 손해배상 청구
권을 보험자 乙이 甲을 대위하여 丙에게 행사할 여지란 없다. 나아가 丙이 부담
하고 있는 나머지 손해배상 채무를 甲이 면제하여 줌으로써 甲의 丙에 대한 손
해배상 청구권은 전부 소멸하였고, 따라서 이제 乙이 甲을 대위하여 丙에게 행
사할 수 있는 손해배상 청구권은 전혀 존재하지 아니하게 되었다. 그런데 이처
럼 간명한 이치를 제대로 설명한 답안은 극소수에 불과하였다.
절대 다수의 답안은 甲과 丙 사이의 채무 면제 합의는 乙의 보험자 대위권을
침해하는 것이므로 효력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었다. 그러나 본래 채권자는 채무
자의 채무를 면제하여 줄 권한을 가지며 그에 의하여 채무자의 채무는 절대적
으로 소멸하는 것인데, 손해배상 채권자가 보험자와 보험계약을 체결하여 두었
다는 사정에 의하여 그러한 권한이 상실된다거나 채무 면제의 효과가 발생하지
아니하게 될 리란 만무한 것이다. 다만 그러한 면제는 보험자의 대위권을 침해
하는 것이므로, 그로 인하여 이제 채권자의 보험금 청구권이 소멸하게 될 따름
이다. (이는 채권자의 담보상실, 감소행위에 따른 법정대위자의 면책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는 민법 제485조와 그 이치를 같이 하는 것이기도 하다.)
물론 사안에서는 손해배상 채권자 甲이 이미 丙과 잔존 채무 면제의 합의를
하여 놓고서도 보험자 乙로부터 보험금을 수령하였으며, 바로 이 점 때문에 위
와 같이 많은 답안이 甲의 채무 면제가 효력이 없다는 기이한 논리를 주장하게
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甲이 乙에 대한 보험금 청구권을 더 이상 보유하
지 아니함에도 불구하고 그처럼 보험금을 수령한 것은 법률상 원인 없이 취득
한 부당이득이므로 乙은 甲에 대하여 그 반환을 청구하면 되는 것이다. 요컨대
지급할 의무가 없는 보험금을 지급한 乙의 보호는 그 보험금의 반환을 청구할
수 있게 함으로써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지, 엉뚱하게도 이미 채무를 면제 받은
丙을 상대로 대위권을 행사하여 다시 채무의 이행을 청구할 수 있게 하는 방법174 考試界 2011/1
으로 달성될 것이 전혀 아니다.
(2) 일정한 수준에 이른 답안의 대부분은 청구권 대위의 세 가지 요건, 즉 (i)
제3자에 의한 보험사고의 발생, (ii) 보험금 지급 및 (iii) 제3자에 대한 피보험자
의 권리의 존재를 빠짐없이 언급하고 있었다. 그러한 기재 자체를 나무랄 것까
지는 물론 없을 터이지만, 정작 여기서의 쟁점이라고 할 마지막 요건의 충족 여
부에 관한 충분한 분석이 그에 수반되지 아니하는 한에 있어서는, 그것은 별다
른 의미를 가질 수 없는 것이다.
한편으로 일부의 답안에서는 사안과는 아무런 관련도 없는 잔존물 대위의 개
념을 설명하고 그 요건까지를 장황하게 서술하고 있었다. 그러나 위에서도 언급
한 바와 같이 이러한 행태는 지양되어야 할 것이다.
2. 질문 2 - 乙의 甲에 대한 청구
(1)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丙의 손해배상 채무 일부 변제와 甲의 잔존 채
무 면제에 의하여 甲의 乙에 대한 보험금 청구권은 소멸하여 버린 것이므로, 그
럼에도 불구하고 보험금을 수령함으로써 부당이득을 한 甲에 대하여 乙은 그
반환을 청구할 수 있는 것이다. 한편으로 甲이 丙으로부터 이미 지급 받은 5천
만 원 상당의 부분에 관하여는 이른바 이중이득의 방지라는 차원에서 乙의 반
환청구권을 인정할 수도 있을 것이다.
(2) 그렇지만 앞서의 질문에 대하여 乙이 丙에 대하여 손해배상 청구권을 대
위 행사할 수 있다고 대답한 답안 가운데 다수는 여기서는 乙이 甲에 대하여 보
험금의 반환을 청구할 수 없다고 대답하였다. 양 청구가 양립 가능할 수는 물론
없는 것이므로, 그러한 답안은 그나마 최소한의 논리적 일관성은 갖추고 있다고
평가되어야 할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에 반하여 일부 답안은 앞에서는 乙의 丙에 대한 청구를 인정하여 놓고 나
서, 여기 와서는 다시 乙의 甲에 대한 청구를 인정하고 있었다. 이러한 우왕좌
왕, 횡설수설의 배경에는 아마도, 丙은 여전히 손해배상 채무를 부담하는 상황
에서 甲은 乙로부터 수령한 보험금을 그대로 보유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은 도대
체 납득할 수 없는 결과라는 점에 대한 뒤늦은 인식이 있었던 듯하다.
또 다른 일부의 수험생은 위와 같은 문제점을 인식하는 한편으로, 그렇다고
하여 이제 와서 乙의 甲에 대한 청구가 인정된다고 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는 점考試界 2011/1 175
까지를 함께 의식하였던 듯하다. 그리하여 甲의 채무 면제는 乙에 대한 관계에
서는 그 효력이 없지만 丙에 대한 관계에서는 여전히 유효하다는 등의 독특한
논리를 개발하여, 乙에게 손해배상 채무를 이행한 丙은 이제 다시 甲에 대하여
무슨 구상권 비슷한 것을 행사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는 식으로 주장한 답안
이 꽤 있었다. 그러나 이처럼 꼬리에 꼬리를 무는 식의 순환적 청구를 인정하여
야 할 이유나 필요는 애당초 乙의 甲에 대한 보험금 지급 의무가 소멸하였다고
함으로써 간단하게 제거되어 버릴 수 있었던 것이다.
IV. 맺으며
필자가 이전의 사법시험 채점을 통하여서도 이미 느꼈던 바이기는 하지만,
이번에 다시 한 번 절실하게 체험한 바는 주입식, 암기식의 수험 법학이 우리의
법학 교육과 법학도의 지적 능력을 참으로 극심하게 황폐화시키고 있다는 사실
이다. 모호한 여러 학설의 입장과 앙상한 판례의 요지는 달달 외울 수 있고 표
제어적인 관념이나 제도의 의의, 요건, 효과는 줄줄 늘어놓을 수 있으나, 학설의
장막을 제치고 “대체 무엇이 문제인가?”를 스스로 생각하여 본 바는 없고, 판결
의 전문을 읽고서 사안의 해결에 이르는 전 과정을 직접 음미하여 본 바도 없으
며, 주어진 구체적인 사례를 분석하여 그로부터 쟁점을 파악하고 법적 개념이나
논리를 동원하여 적절한 해결책을 제출하는 작업을 제대로 하여 본 바도 없는
것이 전형적인 우리 수험생의 모습이라고 하여도 아마도 전혀 틀리지 아니할
것이다. 사법시험이 이른바 사례형 출제로 전환된 지는 이미 오래되었으나, 막
상 수험생의 주류적인 답안 작성 방식은 여전히, 파블로프의 개나 조건반사의
토끼처럼, 예컨대 사안이 영업양수인의 책임을 언급하고 있다 싶으면 부리나케
그에 관한 언필칭 학설과 판례를 적어 내려가고, 사안이 보험자 대위와 관련된
것이다 하면 또 들입다 그 의의, 요건, 효과를 써 내려가는 것일 뿐, 질문을 숙
지하고 사안을 충분히 음미하여 논리적․분석적이고 종합적인 결론을 도출하는
것과는 아직도 너무나 거리가 먼 실정인 것이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손을 대기 시작하여야 이런 참담한 현실이 조금이라도 개
선되어 갈 수 있는 것인지를 제대로 알지 못하니, 참으로 답답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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